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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로 읽는 합스부르크 역사, 나카노 교코 지음, 이유라 옮김, 한국경제신문, 1판, 2022년

strand guy 2024. 4. 29. 21:40


#들어가며
아마도 저자를 일부러 드러나지 않게 책표지를 디자인한 듯하다.

#코드피스 #초상화

이 초상화는 재혼 상대에게 보내는 맞선 사진 대용이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늘씬한 펠리페는 허리에 검을 차고 눈부신 갑주로 몸을 감싸고 있다.
(중략)
부풀린 형태의 짧은 반바지는 늘씬하게 쭉 뻗은 다리를 돋보이게 한다(당시 각선미는 남성의 전유물이었다). 바지 사이로 튀어나온 코드피스는 지난 세기부터 크게 유행한 장식용 보호구인데, 전장에서 싸우는 용병들이 중요 부위를 보호하기 위해 사용한 것이 시초이며 갈수록 색과 형태, 소재까지 화려해지고 있었다. 근대인의 눈에는 다소 우스 꽝스러워 보이지만, 패션에서의 과잉 보상이 이토록 극단적인 형태를 취한 사례로서는 흥미롭다.


#공용어
에스파냐 합스부르크 가문은 딱 200년을 전성기로 누렸다고 한다. 1500년부터 1700년.
그러면서 유럽세계 공용어도 바뀌었다고 한다.

13년이나 계속된 전쟁 끝에 에스파냐의 왕관을 손에 넣은 것은 프랑스의 부르봉 가문이었고, 합스부르크 가는 이베리아반도에서 영원히 물러나게 되었다.
그에 따라 세계 공용어도 바뀌었다. '황금 세기' 내내 에스파냐어가 공용어로 쓰였지만, 이 시기를 경계로 점차 프랑스어로 대체되기 시작했다.


#괴테 #마리_안토니아 #그림
괴테 왈,
“그림이 감정과 감각에 호소해 예감을 일깨운다는 걸 알고 있는 인간은 없었던 건가!”
어려운 표현이다.
감정, 감각, 호소, 예감의 뜻을 정확히 알고 평소에 사용할 만큼 자연스럽게 구사할 수 있어야 이런 표현이 가능하다.

#결혼계약서
마리 앙투아네트의 결혼 계약서를 보았다.
왠지 프로구단에 입단 서약하는 것 같은 엉뚱한 느낌은 몰까?
사랑과 애정도 있겠지만 이런 정략결혼은 단순히 본인의 태어난 이유를 입증하는 무대에 오르는 느낌이다.

#총희 #퐁파두르 #마리앙투아네트

루이 16세가 여성에게 관심이 적은 것도 앙투아네트에게는 불운이었다. 역대  프랑스 왕들에게는 ‘공식 총희’가 있어서 그들이 완충재 역할을 맡고 있었다. 총희는 단순한 애첩이 아니라 왕의 여러 상대 중에서 선택받은 단 한 명이며, 궁전에서 왕비보다 넓은 거실을 차지하고 특별 행사 때마다 궁정의 화려함을 독점하는 존재였다. 그 대신 정책이 실패하거나 적자가 쌓이면 "총희가 정치에 간섭했기 때문이다", "총희가 사치를 부렸기 때문이다" 하는 모든 증오를 떠안아야 했다(루이 15세 대신 정무를 보던 퐁파두르 부인이 반쯤 과로사한 것도 당연한 일이다).


#총평
재미나게 읽었다.
일본인 작가의 글은 항상 느끼지만 읽기 쉬운 문체라서 좋다. 전체적으로 어렵지 않게 읽었다.
독일 역사에 빠지고 프로이센으로 넘어가서 깊게 빠져있다가. 잠깐 한눈을 팔아 합스부르크를 읽었다.
아주 빠르게. 기억이 남는 건 별로 없지만 여운이 느껴진다.
600년 고귀한 황족, 순수함을 유지하기 위해 피를 섞지 않는 노력도 왠지 존경이 느껴진다.
드라미 같은 이야기도 많은 합스부르크.
역시 유럽을 이해하려면 합스부르크도 재미있겠다는 결론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