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지루하지 않게 읽었다. “양진”과 “선자”라는 특별한 인물, 그간 잘 보이지 않던 일제강점기의 영도라는 아주 허름한 공간에서 하숙집을 일구어가는 인물, 특히 여자. 처음에는 생소한 배경, 생소한 캐릭터의 인물 때문에 즐겁게 읽었다. ‘고한수’라는 인물 때문에 주인공 ‘선자’와 어떻게 로맨스가 이어질지도 궁금했고. 아슬아슬하고 힘든 영도 생활을 마무리하고 오사카로 옮길 때는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힘든 생활고를 이겨내는 선자의 모습에서 어머니의 모습도 잠시 생각나기도 했다. 그런데 엉뚱하게 ‘고한수’가 또 등장한다. 순간 대하소설이 순정만화가 된 느낌, 결국 작가가 여자라 그런가 ‘캔디’류, ‘키다리 아저씨’류의 소설이라고 생각했다. 책의 12년 동안의 이야기가 고한수라는 인물이 설계했고 선자는 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