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역시 독일이란 나라의 역사는 여러모로 관심이 많이 가는 나라이다. 요즘같이 시대에 “독일”이란 단어를 아직까지 사용하는 것도 신기하고, 유럽이란 대륙에서 독일의 역사적인 나약함(함부로 이런 단어를 써도 되는지 모르지만)이란 왠지 우리나라를 닮은 것 같아 끌림이 있다.
30년 전쟁이 시작된 근대 시대까지 그런 나약함과 자존심 상함이 현대 시대에 들어서 세계대전을 발발시킨 계기일 것 같다. 몇백년간 움추렸지만 민족적 각성을 하게 되고 그런 각성을 비스마르크나 히틀러 같은 인물에 의해서 시작된 건 아닐까? 아래 따 온 본문을 보면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다. 요새 몇권 읽은 책으로 상상의 나래를 펼쳐 본다.
15쪽: 이러한 문제는 경제영역에서 가장 명확히 드러난다. 독일은 30년 2기 전쟁이 터지기 전에 이미 유럽, 특히 네덜란드의 무서운 추격으로 섬유산업에서 그 주도권을 잃었다. 그리고 16세기 전반에 걸쳐 유럽의 시장에서는 고급 공예 생산이 활발했는데, 이 분야에서도 독일은 이제 프랑스의 공장제 수공업에 추월당했다. 유행과 품질에서도 프랑스를 따라잡지 못했다. 독일을 북쪽으로 가는 자연적 경유지로 삼은 지중해 무역도 대서양 항로 때문에 벌써 오래전에 그 지배적 위상에서 밀려나 있었다. 이는 한편으로 해운업의 발달과 놀라운 발명 때문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 독일 자체에 그 책임이 있기도 하다. 왜냐하면 온갖 제약과 규제를 담고 있는 수많은 관세장벽과 온갖 종류의 주화가 대륙의 교역을 진정으로 고문했기 때문이다.
23쪽: 그런데 이 모든 일은 우리가 이탈리아 르네상스를 다룬 단원에서 부각시켰듯이 로만 민족의 경우 위대한 인물은 그 민족의 압축된 표현이자 정수가 된다는 사실 때문이다.
#리슐리외
추기경 리슐리외에 대한 내용이다. 시대의 모든 영웅들이 이 문구에 해당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나라로 치면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등이 모두 시대의 조류를 깊이 인식한 것이라 생각한다. 그 인물이 시대의 흐름을 만들기 보다 그 시대의 흐름을 읽은 사람이 영웅이 된다고 생각한다.
107쪽: 그의 승리의 비밀은 바로 그 민족의 성격과 시대의 조류를 그가 깊이 인식한 것에 있다.
#루이14세
그 시대는 국가 이전에 국왕이 먼저인 시대이다. 조선말이 고종도 그렇게 생각하는 시대였다. 그리고 여론이 제시한 것을 실행했다는 서술처럼, 당시 고종도 을사조약을 그렇게 실행했던 것은 아닐까?
시대의 흐름과 민중의 생각을 읽고 실행에 옮긴 것은 아닐까? 이런 설명을 들어본 적은 없는 것 같다.
을사오적이 치밀한 계획을 세워 여론을 선동하고 일제와 계획하여 나라를 팔았을까?
병자호란 당시 인조는 독단적으로 항복을 선언했을까? 시오노 나나미의 책 프리드리히 하편을 보면 공방전은 수비하는 쪽이 더 유리하다고 하던데, 그렇다면 당시 조선의 성채는 버틸 수 없는 성채였나?
역사적인 팩트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선택과 행동이 당시 시대적인 여론과흐름의 표출이라고 한다면 지나치게 무책임한 것일까?
126쪽: 그 시대 감정에 의하면 먼저 국왕이 있고 그 다음에 국가가 있다.
127쪽: … 우리는 루이 14세가 결코 과대망상에 사로잡힌 전제군주가 아니라 여론이 그에게 제시한 것, 아니 그에게 떠맡긴 것을 실행했을 뿐이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는 노릇이다.
#로코코시대
곰브리치세계사가 초등학생용이라면, 시오노 나나미의 “황제 프리드리히의 생애”는 중고등학생용 정도. 에곤프리델의 “근대문화사”는 대학생용이라 할 수 있겠다.
그 시대의 선정적인 내용도 담겨있기 때문이다. 책 만으로는 전혀 상상이 가지 않는 부부 관계이다. 아마도 정략결혼이므로 혼인계약서가 있을 것 같고, 합법적인 부부로서 자녀출산의 의무는 서로 준수하지만 정신적인 영역은 최소한 합법적으로 풀어주는 모양이다.
정략결혼에 대해서 이해하기 전까지는 현대인으로서는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다.
218쪽: 모든 여성은 적어도 정부를 하나쯤은 둘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 않으면, 사회적으로 볼품없는 사람으로 취급받았다. 이탈리아에서는 많은 부인이 아예 혼인계약서에 특정한 한 명의 정부를 두겠다는 조건을 달기도 했다.
231쪽: 그도 그럴 것이 당시 바로 이 같은 최상류층에서 벌어지는 근친상간은 기이한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232쪽: 아마 로코코 시대만큼 미성년 강간이 널리 확산된 시대도 없을 것이다.